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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Media

책장# 미하엘 빈터호프 -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현실도피자, 무사안일주의 은둔자, 영원한 어른아이… 

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여보세요, 제발 성인이 되세요.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 목차 


이 내용들을 다 읽으면, 현대 사회의 문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이 세상에 진정한 어른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디지털 혁명으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하는 만큼,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되었다. 주체적으로 생각할 만한 것이 많이 줄어들었고, 디지털한 신호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아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뇌는 점점 퇴행하는 듯하다. 평소 뇌를 쓰지 않으니 점심 메뉴조차 제대로 결정하지 못 한다. 직관이 매몰된 어른들은 아이를 제대로 기르지 못 하고 영원한 아이로 만들고 있다. 아이는 감정이 고루 발달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성장하게 된다. 점점 더 멀티 태스커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고 있지만, 미성숙한 어른 아이는 이러한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지 못 하고 있으며, 사회는 그런 사람을 답답하게 보기만 한다. 적응하지 못 하는 어른아이는 점점 혼란에 빠지고 번아웃 상태가 되어 버린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건 미성숙한 어른 아이라고 생각되는 누군가를 보았기 때문이지만, 누가 누굴 판단하고 있나!!! 나조차 성숙한 어른인지 미성숙한 아이인지 모르는 일이다.

점점 더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자아를 잃고 미성숙한 아이가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다시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미성숙한 아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하고 있다. 또 이 책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말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다. 이건 비슷한 장르의 책에서는 항상 강조되어 나온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이는 정서발달이 완성되는 시기에 감정이 고르게 발달하지 못하게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미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에 발을 들이게 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사회 부적응자로서 생활하여 낙오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성숙한 어른으로서 미성숙한 어른 아이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우며 같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약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진 야근은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늘게 했고, 야근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잠시도 쉬지 않는’ 이상한 습관을 만들어줬다. 하루 12시간 정도를 업무로 반복하고 주말에도 회사 일을 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 했다. 하루하루가 늘 이렇게 같은 식으로 반복되다 보니 결국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 손에 항상 무언가가 들려 있어야 한다든지, 잠시라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다든지, 단지 가만히 있는 것뿐인데도 바보 같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든지.. 이런 증세를 보였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심하다 싶을 정도였다. 압박감이 점점 심해지는 삶에서 어떻게 하면 빠져나갈 수 있는지 한가지 방법밖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때려치우고 여행이나 가고 싶다고.

이 책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과연 좋은 것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도망치려는 것인지, 휴식하려는 것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세상 살기보다 너를 읽기가 더 버거웠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책을 고른 건 제목 때문이었다. 미성숙함의 기준을 뭘로 잡고 쓴 책인지는 모르지만, 세상 모든 것이 버거운 어른이 되었다는 부제를 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고 도대체 왜 그럴까? 왜 그러고 살까? 의문을 갖고 책을 구매했다. 읽으려 했던 다른 책들을 다 뒤로하고 이 책을 읽은 건 잘한 것인가! 글쎄 잘 모르겠다. 사실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 말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바늘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잘 읽히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희한한 문장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주어와 목적어가 명확하지 않고 여러 응용 단어들과 함께 뒤죽박죽 엉켜 있어서 ‘아 진짜…. 뭐라는 거야’라는 반응이 나온 부분이 너무 많았고, 짜증을 불러오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끈기를 가지고 읽었다.

그래도 결론은 이러하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였다.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요구로 인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번아웃 직전인 나를 위해 휴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쉬고싶고 누구나 나를 사랑하고 싶다. 그런 생각은 하면서도 지금까지 해 왔던 행동을 돌아 보면, ‘나는 그럴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휴식하지 못 했던, 아니 그보다는 휴식을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쉴 수 없어. 나는 원하는 모든 걸 성취해야해. 시간이없어 어서 다음 것을 해야돼!!” 글을 쓰다보니 이렇게 행동해 온 내가 참으로 안타깝다. 잠깐 쉰다고 큰일나지 않는다. 다른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오로지 ‘나’라는 존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휴식의 의미는 그냥 쉬는 것이 아니다. 잡념을 버리고 나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밖에 없을 방법을 찾으라는 의미이다. 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모든 다른 생각을 떨쳐내면 비록 아이로 퇴행했을지라도 다시 본래의 어른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휴식’이라는 것이다. 다른 생각을 모두 떨쳐내기 위해서는 ‘숲을 산책하라’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고요한 숲을 몇 시간 걷다 보면 모든 생각이 버려지고 자연스럽게 ‘나’만 남는다고 한다. 어린 시절 보았던 디즈니 만화동산에서 나왔던, 구두쇠 도널드 덕 스크루지 아저씨의 머릿속이 갑자기 생각난다. 너저분한 방으로 표현이 되었었는데, 휴식을 취하며 하나씩 하나씩 정리되었던 아저씨의 머릿속. 그렇게 머릿속을 깨끗이 비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다시 차곡차곡 생각들을 정리하며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고마운 책. 읽기는 짜증났지만 교훈이 깊구나. – 오늘의 북리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