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s&Media

책장#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뇌가 멈춘 날, 그녀는 생각했다.

"오 이거 뇌졸중인가? 멋진데???"

 

이론과 실습으로만 공부할 일을 직접 겪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기뻐하는 행운의 뇌과학자. 몸이 움직이지 않고,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 하고, 정신을 잃고. 이런 과정에서도 저자는 뇌가 어떤 상태인지를 뇌과학자답게 자세히 분석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인가. 이건 무슨 느낌인지 정말 모르겠다. 단순하게 직업병이라 생각할 수도 없고, 책임감과 사명감인 건가. 아니면 정말 일을 사랑하는 건가. 나라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하루아침에 걷지 못하고 말을 잃는 건 정말 무서운 상황 아닌가.

 

쉽게 겪지 못할 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일 것이다. 뇌졸중이 아니라면 말이다. 난 그저 무섭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뇌졸중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확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대비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다. 여기까지만 생각해야겠다. 뇌졸중을 특별하게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겁내지 말아야겠다. 저자처럼. 

 

그녀는 언어중추에 문제가 있었고 좌뇌에 이상이 있어 우뇌만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게 된 상태였다. 그래서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고 표정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도 황홀했고 경이로움을 표현하고 있다는 게 대단했다. 오죽 기뻤으면, 우뇌만 가졌을 때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을 해 보겠는가. 

우리는 발전해가는 나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축하곤 했다. 어머니는 어제는 내가 이것밖에 못했는데 오늘은 이만큼이나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p.88

그녀의 회복은 어머니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 이 구절은 마치 어린 아기를 키우는 엄마와도 같았다. 회복이자 행복으로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질이 회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단순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가 함께 조화를 이뤘다.

 

1. 사전 대비(운동, 정보 숙지)

2. 회복해야겠다는 본인의 의지와 긍정적인 마인드.

3. 주변 사람들의 인식과 이해.

4. 가족들의 도움.

5. 시간(받아들이고 기다리고 노력하는 것)

6. 의료기술과 의사에 대한 믿음.

7. 운.

 

회복해야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은 발병을 하고 뇌에 이상이 생기고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하는 과정 동안에 차분하게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발병부터 회복까지 단 한 번도 절망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최대한 행동했다. 또하나는 사전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걸리기 힘든 병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누구나 발병할 수도 있다. 뇌졸중임을 빠른시간에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뇌과학자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정보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증상을 알고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운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긍정적, 진취적 마인드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나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가 아픈 느낌이 들었는데 어찌 극한에 처했는데도 이렇게 대범할 수 있는지 조금이라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Books&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장# 지미 헨드릭스  (0) 2020.08.31
책장# 파씨의 입문  (0) 2020.02.07
책장# 훈의 시대  (0) 2019.05.04
책장# 걷는 사람, 하정우  (0) 2019.04.16
책장# 김영하 - 살인자의 기억법  (0) 2019.02.24